201X
미용실
kim.pro
2012. 1. 15. 18:30
꽤 자주 미용실에 간다. 싫증을 금방 느끼는 성격 탓도 있지만 자신감이 결여되는 어느 날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면 머리카락이라도 어찌 해버렸으면 싶어지는거다. 하여 "월급을 다 미용실에 갖다주나?" 라는 말도 곧잘 듣는데 막상 헤어스타일은 매번 멍청하고 길이는 늘 짧다. 이번엔 계획보다 머리카락이 더 짧아졌다. 그리고 지구가 멸망하는 꿈을 꿨다.
그래도 참새가 방앗간을 찾듯 미용실로 향하는 발길은 멈출 수가 없다. 파마나 염색을 하는 긴 시간도 지루하기보단 조용한 위안을 맛 보는 기분. 부드러운 손길로 컷트 해주거나 드라이할 땐 나도 모르게 꾸벅 잠이 든다. 거품을 가득 내어 샴푸 해줄 땐 그 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, 한다. 힘 있는 손끝으로 마사지 해줄 땐 더더욱.
머리카락이 무럭무럭 빨리 자라는 건 이러한 心에 대한 身의 반응이겠지?
머리하러 가고싶다.
January 2012 @ Seoul