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홍대의 AM

kim.pro 2011. 6. 7. 17:34



젊은이들의 거리 홍대.
이제 제2의 홈그라운드로 느껴지는 홍대 거리에서, 아쉬운게 있다면 밤의 홍대를 담아보지 못한 것이었다.
밤의 홍대에서는 늘 알콜을 흡입하기 위한 장소를 찾아 다니거나, 알콜에 취해있거나, 알콜에 취한 사람과 있거나가 대부분이었기 때문. 빠르게 비틀거리는 그곳을 나 또한 빠르게 비틀거리며 이리저리 크로스하면서 마음 한 켠에선 '아름다움을 그냥 지나쳐야 하는' 것이 못내 아쉬웠던거다.

제로에 가까운 알콜지수/ 택시타고 귀가할 생각 없음/ 산책을 좋아하는 동반자 있음
세 가지 조건이 갖춰진 5월의 클럽데이. 홍대의 AM.










산책을 좋아하는 동반자.














클럽데이였던 그 날은 서울의 젊은이들이 온통 홍대로 몰려든 것 같았다.
우리는 젊은이들 없는 한적한 골목길을 누비기로 한다.










홍대는 처음 가 본 7년 전에 비해 덩치가 굉장히 불어났다.
핸드볼공만 했던 홍대가 농구공만해졌다. 중심은 중심대로, 변두리는 변두리대로 좋다.










어떤 공간에 놓여있던, 좋아하는 클림트 작품.










아무도 없는 어둔 곳에서 혼자 담뱃불 붙일 때 그 느낌.










5월엔 장미.










그리고 이름 모를 꽃.
수국인 줄 알았는데 다르다. 요즘은 모든 풀과 나무와 꽃의 이름을 알고 싶어진다.










새벽에 저런 곳에 담 넘고 들어가 데이트하고 싶다는 동반자.
그런 감성과 치기를 가진 사람이라면, 나도 환영.












실은 '은하수 다방'을 찾으러 다니는 중이었다. 길치인 동반자 말을 믿고 그냥 걸었다-면 거짓말이고,
'그냥' 걸었다. 나오면 좋은거고 아님 말고. 결국엔 지도 어플의 힘을 빌어야했고.

사랑은 은하수 다방 문 앞에서 만나 홍차와 냉커피를 마시며 매일 똑같은 노래를 듣다가 온다네 ♪










떠나간 자리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.










치맥은 진리야. (치쏘도 좋더라)












본능적으로 골목길을 탐한다. 이는 여행 중엔 물론이고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인데, (이제 여행과 일상의 구분을 지을 수 없으니 '서울여행'이라는 편이 맞지만) 골목길에선 아무나 발견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. 꼭, 있다. 내게는 종교와도 같은 믿음이고 그 믿음은 단 한번도 실망으로 돌아오지 않았다.












골목길을 탐하느라 지친 다리를 쉬게 해주었다.
홍대의 AM 에서 발견한 매력 중 하나, 어느 테라스든 어느 계단이든 어느 의자든 모두 우리꺼.
이 날은 가고 싶었던 상수동의 식당 앞 의자가 우리꺼.












편의점에서 하이네캔, 페리에, 생수를 구입했다.
7,000원 남짓으로 홍대 전체를 술집삼아 안주삼아 새벽공기 마시며 누빈다.












단 하나 단점이 있다면 화장실 사용인데, 낯짝 두꺼운 우리는 별 문제 없이 해결.










이제 조금 지쳐갈 무렵, 날이 밝아오고 있다.


















그리고 아름다운 장미양을 만났다. 마치 선물처럼.

5월은 May, 중경삼림의 May는 다시 만나지 못했지만 May의 장미는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.
어쩐지 장미는 어린왕자를 떠올리게 한다. 똑 따다 코르사쥬 하고픈 아름다운 그녀가 수십 수백.
"길들인 것을 책임져야 해"라고 합창하는 것만 같다.












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.
스타벅스 앞에서 버스 기다리고 있는데 클럽갔던 젊은이들이 우르르 끝도 없이 밀려온다.
지하철 타러 갔다간 출근길 지옥철을 경험하게 될까봐 버스를 택했다.

"하늘 그라데이션이 제일 예쁜 것 같아요." 라는 목소리까지만 기억난다. 잠이 들었다.










May 2011 @ seoul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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